질문26. [life 19]
당신은 올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당신과 당신 이웃의 삶을 더 좋게 변화시키기 위해
(예산에 상관없이) 10가지 공약을 바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공약은 어떤 것이었나요?
어느 지도자든 좋은 의도와 사명감을 갖고 나라를 이끌어갈 거라 믿는다.
누군들 임기가 끝나고 뒤돌아봤을 때 세상이 더 나아졌다는 자부심을 갖고 싶지 않을까.
문제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너무 많고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힌다는 것.
대통령을 꿈꿔본 적도 없지만 예산이 무제한이라고 해도 변수가 너무 많을 것 같다.
정치에 그닥 관심도 없고 어느 정당이 있는지도 이제 잘 모르지만
최근 충격을 받았던 건 타다금지법이었다.
혁신 혁신 할 때는 언제고, 택시업계와 어느 정도 조율해가며 조심조심 성장하던 회사를 한순간에 문닫게 한 건 결국 택시조합의 반대가 무서워서, 그 표를 잃을까 두려워서인 게 아닌가.
택시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해외 나가면 우버에 감동하며(나름의 문제도 있지만) 그나마 타다가 있어서 좋다는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보다 목숨 걸고 반대하는 소수의 입김이 더 셌던 거지.
어쨌든.. 공약이라기보다 나의 바람을 꼽자면
⇝ 비현실적인 처벌 수위
예전부터 갖고 있던 불만이다.
음주운전은 살인미수라고 생각하는데 처벌수위가 강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볍다.
그밖에 폭력 등 강력범죄도 처벌이 약하고 그나마도 온갖 이유로 감형되니..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법 개정과 엄격한 집행으로 보다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과학기술에 장기적인 투자
역시 고질적인 문제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보이기 어렵고 사기업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의 연구는 정부 지원 없이는 힘들다.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려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선배와 동기들이 유학 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도 자연과학 분야 박사에 대한 대우가 놀라울 정도로 별로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많은 분야에서 뛰어난 대한민국이지만 꼭 제품으로 이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 환경 보호
환경은 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한 개인이 노력한다고 바꿀 순 없는 부분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젠 일상이 된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한 국가의 의지만으로도 부족하다.
감탄을 자아내는 친환경기술이 눈에 띄지만 상용화되지 않는 건 아직까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분야에서야말로 정부가 나서 지원하고 캠페인이나 법 개정을 통해 일상에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게 아닐까.
⇝ 함께 사는 법 (진로 교육, 안전 교육, 인성 교육)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 하에서는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교육이 등한시 된다.
내가 누군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를 모른 채 전공을 선택하고
위기의 순간 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안전 교육도 받은 기억이 없다.
무엇보다 이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나. '도덕'과 '윤리' 수업을 들었지만 나에게는 수학보다도 더 실생활과 연결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진로, 안전, 인성 교육을 제대로 커리큘럼에 넣는다면 (서류상이 아니라 진짜로)
조금은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고령화 사회 대비
점점 역삼각형 인구구조의 사회가 되고 있는데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을까.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데 대한 대책은?
주변에 보면 치매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이 늘어가는데 보호자에 대한 교육이나 심리 상담도 부족해 보인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더 늦기 전에 포괄적인 대책과 플랜이 나왔으면..
⇝ 문화 산업
K-POP과 드라마 덕분에 한국 문화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졌다.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 덕분에 콘텐츠만 좋으면 단번에 전 세계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렇게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는 높지 않다. 단편적인 콘텐츠(특정 연예인, 드라마, 노래)의 인기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문화 콘텐츠로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해낸 모범국가는 일본이 아닐까.
BTS와 미스터 션샤인, 킹덤 덕분에 한국 가보고 싶다는 주변 지인들이 늘었지만 여전히 '일본 갈 때 들르고 싶다'가 대부분이었고, 시간적인 제약으로 결국 포기해야 했다는 사연이 즐비하다.
한국이 가진 가치있는 전통 콘텐츠(한글, 한복, 한식)와 역사와 현대 문화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했으면 좋겠다. 지역 특색을 살리고 특산물과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을 계획적으로 체계적으로 해나가야 계속 또 오고 싶은 나라가 된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보통 '아직 멀었다', '아래쪽만 돌았다. 홋카이도를 못 가봤다' 등 다시 갈 날을 기다리지만, 한국을 왔던 사람들은 '가봤으니 됐다'는 생각을 하는 인상이었다.
코로나로 여행은 그림의 떡인 시대를 살고 있지만, BTS 온라인 콘서트도 매진되는 세상이니, 한국 문화가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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