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2 June 2020

Q22. What are your thoughts on marriage?

질문 22. [life 16]
‘결혼’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 주세요.
당신 삶에 그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의미인가요?


아마도 한 5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결혼할 거라는 걸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막 결혼하고 싶다기보단 당연히 할 거라 생각했다.
20대까지는 별 생각없이 인간도 한 생명체로서 DNA를 이 세상에 남기는 게 본능 아닌가, 정도였고
토끼를 9년 키우면서 내가 무언가를 돌보고 사랑하는 데서 엄청난 행복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최근 5년 정도?
나이가 들고 미혼인 친구보다 기혼이 늘어가면서도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서
아 내 인생에 결혼이 없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
내 자신을 점점 알아가면서 그 이유가 '괜찮은 사람을 아직 못 만나서'가 아니라
'내가 아직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안 돼서'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사람을 찾는 노력조차 하지 않게 됐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도 내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거니까.

포기한 건 아니다. 
여전히 누군가를 만나 (쉽게는 아니겠지만) 남들 다 하는 결혼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다.
누군가에게 그 정도로 마음을 열고 인생을 건다는 건 두려운 일이지만
그 용기를 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용감해질 수 있게 도와줄 용식이('동백꽃 필 무렵')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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