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9 June 2020

Q20. How would you spend your last week of life?

질문 20. [이벤트 3]
이번주 삶이 끝, 마감된다면 하고싶은 일은?


몇 년 전, 북클럽 사람들과 When Breath Becomes Air(숨결이 바람 될 때)를 읽고 앞으로 2년만 더 살 수 있다면 그 2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공유한 적이 있다.
그 때 난 그 중 1년을 런던에서 보내겠다고 했고,
내 런던을 향한 그리움/갈망이 그 정도인 걸 깨닫고 놀라 런던행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계기가 됐다.

코로나 때문에 망했지만 어쨌든 런던에서 살 수 있게 된 지금, 내 답은 달라졌을까?

일단 글을 많이 쓸 것 같다.
천천히 나이들면서 하고 싶었던 말들을 얼른 써내려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기겠지.
내 비공식 멘토 Renn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손주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
그들은 만나보지 못할 Renn의 부모 얘기 등 가족의 역사에서부터, Renn 자신의 경험을 담은 글이라고 한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지혜와 사랑이 가득 담긴 글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

내가 처음으로 돈을 받고 쓴 글은 퍼블리(PUBLY)에 올린 로컬리제이션에 관한 글이다.
많은 기업들이, 특히 한국 스타트업들이 로컬리제이션을 잘 몰라 세계화에 실패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매번 설명해야 하는 것도 지겨워서 한 번 제대로 설명해버려야지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올해는 중간관리자로서 people managing에 관한 글을 쓰기로 계약을 했는데
코로나로 정리해고 등 위기를 겪으면서 내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껴 망설이고 있다.

아직은 준비가 안 됐지만 꼭 쓰고 싶은 책은 사람에 관한 책이다.
작년 '일간 이슬아'를 읽으면서 아주 사소한 일상이 어떻게 감동을 주는 글이 될 수 있는지를 봤다.
가족과의 일상적인 대화가 따뜻한 시선과 깊은 사색으로 훌륭한 에세이가 되는 걸.
상처와 두려움을 이겨내고, 혹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괜찮아져야겠지.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면..
엄마 아빠 언니와 시간을 보낼 것 같다.
하고 싶었는데 못한 말들을 해야지.
내 물건도 정리하고, 소중한 사람들한테 인사도 하고.
남은 사람들을 위해 주변 정리를 하는 게 가장 의미있을 것 같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