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6 June 2020

Q17. Think about a year ago and a year from now. What has changed?

질문 17. [life 14]
2020년 6월17일(수)입니다.
당신의 2019년 6월과 당신의 2021년 6월을 얘기해 주세요.
1년 전 - 지금 - 1년 후, 당신의 삶 
어떤 게 그대로고, 어떤 게 새롭고, 어떤 게 변화하나요?


⇝ 2019년 6월
 구글 캘린더를 살펴보니 ㅋㅋ 작년 6월은 역시나 출장 중이었다. 뭐 1년 내내 2주마다 옮겨다녔으니..
 5월에는 아시아를 돌고 6월은 서울에서 바로 바르셀로나로 갔다가 파리 찍고 밀라노 찍고 월말에 다시 더블린으로 복귀하는 일정이었다. 
 비행기 타는 게 질려버린 지는 오래고, 2019년에는 정해진 거처 없이 2주마다 짐을 싸는 생활을 하다보니 정말 지칠 데로 지친 상태였다.
 각 나라 사무실에 들러서 우리 팀 사람들이랑 시간 보내고, 같이 일하는 stakeholder들에게 각 나라 사정은 어떤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우리 팀이 어떻게 더 해줬으면 좋겠는지 들어보고 함께 전략을 짜는 출장이라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다.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목요일에 떠난 파리의 경우, 사무실 코앞이 오페라 하우스였을 정도로 중심가였는데 정말 아무데도 가지 않고 숙소-회사만 오가다 떠났던 게 기억난다.


⇝ 2020년 6월
 더블린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1년간 집없는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참을 수 있었던 건 "내년엔 런던을 갈거야"라는 희망이었다. 그리고 여러 고비를 넘겨 워킹 비자를 받고 꿈에 그리던 런던에 입성했는데.. 
지금 나는 왜 서울이지? ㅎㅎ
 작년과 비교하면 나만 달라진 게 아니라 세상이 달라졌다.
 출장이 너무 많아 이렇게는 못 살아겠다고 죽는 소리했던 게 불과 6개월 전이라니..
 지금은 전사적으로 출장 금지다. 
 입사 5주년 기념 두 달 휴가를 쓰면서 뉴질랜드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작년 말이 거의 전생 같이 느껴진다. 드라마에서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들, 엘리베이터 버튼을 주저없이 누르는 사람들을 보면 흠칫흠칫 놀란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회의하고,
 친구를 만나 수다 떨고,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고,
 모르는 동네에 가서 예쁜 가게를 구경하고,
 심지어 그렇게 지긋지긋한 비행도..
 하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보니 그렇게 소중한 거였다니..
  

⇝ 2021년 6월
 나는 어디에 있을까.
 코로나의 위협을 이겨내고 런던에서 버티고 있을까, 다 접고 서울로 돌아왔을까.
 정말 모르겠다.
 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을까.

 어느 쪽이 됐든 그 선택을 받아들이고 너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디에 있든 건강했으면 좋겠고 내가 의지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사람들과 함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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