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떨 때(어떤 상태일 때) 행복을 느끼나요?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을 얘기해 주세요. 많이 많이.
⇝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지금 일에서도 people managing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팀원들의 불평/하소연과 각종 문제를 해결할 때면 고객센터 직원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내가 보탬이 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줄 때나 회사 동료들의 커리어/상사와의 문제 등을 들어주는 것도 좋아한다.
⇝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해 남들보다 매우 늦게 시작했는데
어느덧 커피가 큰 기쁨이 됐다.
Bright, fruity한 light roast를 좋아하는데
한국인 표준 입맛은 고소한 dark roast라서 서울에서는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아다녀야 한다.
예쁜 카페에서 상큼하고 쨍한 에스프레소에 쫀쫀한 우유가 합쳐진 플랫화이트를 마시며 책을 보는 시간이 '순간행복지수'로는 최고일 듯.
⇝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볼 때
카페에 앉아 책을 볼 때와는 다른, 또다른 기쁨은 푸릇푸릇한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볼 때다.
올해는 많이 못 했지만 지금까지는 런던에 가면 공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나오기 싫어서 공원 앞 프레타망제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얼른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 아침 먹을 때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일 수도 있겠다.
아침형인간이라 늦어도 6시 정도에는 일어나는데
조용히 하루를 시작하며 먹는 아침은 내가 참 좋아하는 시간이다.
주로 먹는 메뉴로는..
⸰ 빵+사과+브리치즈+꿀+프로슈토
⸰ 빵+크림치즈+딸기
⸰ 빵+에그마요+사과
⸰ 에그 베네딕트
⸰ 빵+아보카도+땅콩버터



사진만 봐도 행복 😃

락다운이 풀리고 돌아가면 가고 싶다.
⇝ 나를 알아갈 때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그게 학생 때는 과학, 특히 우리가 사는 지구와 우주라는 분야로 나타났다.(지금도 진행중)
대학교 졸업 후 오랫동안 한의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회사 다니면서 수능 준비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몇 가지 이유로 그만두게 됐는데 그 중 하나는
내가 한의학을 하고 싶은 이유가 인간을 이해하고 싶어서라는 걸 깨달아서다.
서양의학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데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은 건
의술보다 깊이 들어가고 싶어서였는데
그게 사실은 사람, 궁극적으로는 나를 이해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걸 깨닫고
최근에는 뇌과학, 심리학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나의 모든 호기심의 중심은 나라는 거.
상담을 받으면서 '아 내가 이게 두려워서 이럴 때 이렇게 반응하는구나',
'그 사람한테 그때 화가 났던 게 내가 이 부분이 예민해서구나' 등을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줄 때
나의 인생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다.
어떻게 보면 어두울 수도 있는 스토리지만
등장인물을 그리는 작가의 시선이 너무나 따뜻해 엄청난 위로가 되는 드라마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이지안의 빚을 갚겠다고 광일이를 찾아가 싸우다가 지안이의 과거를 듣게 된 박동훈이
"나 같아도 죽여"라며 말하는 씬이다.
도청으로 이 대화를 다 듣고 있던 이지안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통곡한다.
난 이 장면이 너무나 공감이 갔다.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이 악물고 버티는 사람도 자기를 이해해주는 사람 앞에서는 다 내려놓고 울고 싶어지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행운이고 감사할 일이다.
그 사람이 영원히 내 곁에 머물러주지 않더라도 그 순간은 행복하다.
이렇게 적다보니 끝도 없이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할 일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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