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5 June 2020

Q6. What was your teenage life like?

질문 6.  [life 4]
어제는 (머나먼) 어린 시절을 살폈구요. 오늘은 중/고딩 시절을 생각해 봐요.
어제 보단 쉽죠? 자아가 켜켜이 쌓이던 시기.
나는 누구를/무엇을 좋아했나요? 왜 좋았나요?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고등학교 때다.
하루하루 즐거웠고 너무 소중해 졸업하기 싫다고 말할 정도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 가는 건 괴로웠지만 일단 학교에 도착하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신나게 보냈다. 끝나고 스쿨버스 타기 전 문방구에서 사먹었던 호빵까지 완벽했다.
1학년 때 영어 선생님이 "3년 동안 죽었다고 생각하고 공부하라"고 말했을 때 속으로 "그러다가 수능 전날 죽으면 너무 억울하잖아. 난 하루하루 즐겁게 살거야"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정말 대학교에 가기 싫을 정도로 재밌게 보냈다.

3년 간 혼자 좋아했던 남학생이 있었고 보기만 해도 행복했던, 참 순수했던 시절이다.

중학교 때부터 화산, 지진, 공룡에 빠져서 심취했고
수학을 좋아해 문제집을 풀다 밤을 새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무협지를 보느라 매일 불을 켜놓은 채 잠들어 엄마한테 혼났던 기억도..
단짝 친구 지혜랑 나중에 결혼하지 말고 같이 살자며 약속하기도 했었다 ㅋㅋ

장국영 우지원 신승훈을 좋아했고 
잠깐이지만 Keanu Reeves한테 푹 빠졌었던 것도 기억난다.

하고 싶은 게 많았고,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던,
하지만 평범하게 사는 게 목표였던,
지금 생각해보니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이였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르게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재밌게,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그 시절의 나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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