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 June 2020

Q3. How satisfied are you with your life?

질문 3.  [life1]
당신은 지금의 삶에 어느정도 만족하나요?
1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왜 그 점수인가요?


현재 내 삶의 만족도는 낮다. 
하지만 동시에 불평하는 데 죄책감이 든다.

런던

어렸을 때 런던에서 거주한 이후 언젠간 영국에서 다시 살아보겠다는 꿈을 꿨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기회를 엿보겠다며 더블린에서 집도 없이 끝없는 출장으로 2주마다 집을 옮기는 삶을 1년 넘게 하면서도 런던으로 가겠다는 목표로 버텼다. 그리고 드디어 2020년 1월, 런던 지사로 옮기게 됐는데..

코로나...

집 없는 설움을 다시 겪지 않으리라며 월세 1,750 파운드짜리 집을 구해 들어간 게 3월 초, 불과 일주일만에 락다운.. 제대로 런던 생활을 해보지도 못하고 집에서 삼시세끼 홀로 해먹다가 코로나보다 우울증이 무서워 서울로 복귀한 게 4월 중순이다.

잠시 피해 있자는 생각으로 서울에 온 거라 런던 빈 집에 월 3백만원 가까운 생돈을 내며,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간들 내가 생각한 런던 생활이 가능할까.. 고민한다. 영국은 여전히 하루 수천 명의 확진자가 생기며, 검사도 안 해주고 호흡곤란이 오지 않는 한 집에서 알아서 회복하라는 지침인데..

이렇게 시무룩하게 있다가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 내 팀원들은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데.. 하며 죄책감이 든다.


회사

내가 나를 찾을 수 있게, 나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 회사다.
일 자체보다는 회사 사람들을 사랑해서, 내 팀원들이 자식 같아서 보람을 느끼는 직장이다.
하지만 5년 반이 넘은 지금, 더 이상 성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더구나 코로나 때문에 지난 달 전 세계 직원 25%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CEO부터 모든 직원이 다함께 울었고 떠나는 사람, 남은 사람 모두 상처를 받았다.
나도 팀원을 잃으면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에 매니저로서 무력감, 회의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지금 회사를 떠나는 건 너무 안 좋은 상황에서 팀과 회사를 버리는 것 같고 (물론 나 없이도 잘 돌아가겠지만)
회사를 다니고 싶은데 떠나야 했던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역시 죄책감이 든다.


이런 고민을 매일 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 하면서,
동시에 생계가 무너진, 훨씬 더 힘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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